[인터뷰] 내과 전문의 조현경 원장 고지혈증, 당뇨·고혈압·지방간 유발 요인...몸 전체 장기에 영향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으로 예방...금연·절주도 필수 혈액은 우리 몸 구석구석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고 노폐물을 수거하는 중요한 운반체다. 혈액이 제 기능을 잘하기 위해서는 지방, 당분, 염증 수치가 높지 않고 혈관을 자유롭게 흐를 수 있을 만큼 점도가 적당해야 한다. 그런데 이 혈액 속에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 지방이 많은 피, 즉 '고지혈증'이 되면 동맥경화로 이어져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여러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유발할 수 있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신장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내과 전문의 조현경 원장(이움내과의원)의 조언을 토대로 고지혈증과 만성질환의 연관성 및 치료·예방 습관 등에 대해 폭넓게 짚어본다. Q. 고지혈증은 어떤 질환인가요?
고지혈증은 말 그대로 혈액 속에 지방 성분이 지나치게 많은 상태를 말합니다. 주로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경우인데요, 문제는 이런 지방이 혈관 벽에 쌓이면서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고 좁아지게 한다는 점이에요. 그렇게 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각한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단순히 '지방이 많다'는 걸 넘어, 심혈관 질환의 출발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전에는 주로 40대 이후 중장년층에서 흔했지만, 최근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크게 늘고 있어요.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인데요, 건강검진 통계를 보면 30대 이하에서도 약 30%가 고지혈증 소견을 보이고 있다고 해요. 젊다고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인 만큼,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합니다. Q. 고지혈증의 진단 기준이 궁금합니다.
고지혈증은 공복 상태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하는데, 다음 중 한 가지 이상 해당하면 고지혈증으로 진단될 수 있어요. △총콜레스테롤이 200mg/dL 이상,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이 130mg/dL 이상, △중성지방이 150mg/dL 이상,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이 남자는 40mg/dL 미만, 여자는 50mg/dL 미만일 때 고지혈증으로 진단됩니다. Q. 고지혈증을 알아차릴 수 있는 신호가 있을까요?
사실 고지혈증은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없어서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눈꺼풀에 노란 덩어리가 생긴다거나, 아킬레스건 주변에 황색종 같은 지방 덩어리가 나타나기도 해요. 문제는 방치했을 때입니다. 혈관에 지방 찌꺼기가 쌓이면 동맥경화가 생기고, 이게 심장으로 가면 심근경색, 뇌로 가면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과도 연관성이 있나요?
고지혈증은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지방 대사가 잘 되지 않아 고지혈증이 쉽게 생기고, 고혈압 환자는 혈관 손상이 동반되면서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있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훨씬 높아져서 '죽음의 삼각형'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게다가 지방간이나 신장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혈액 속에 중성지방이 많아지면 간으로 축적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또한 콜레스테롤이 신장의 작은 혈관들을 막아서 만성 신장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고지혈증은 몸 전체의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입니다. Q. 고지혈증 진단을 받으면 바로 약물치료를 해야 하나요? 약을 얼마나 복용해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가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건 아니에요. 만약에 당뇨나 심혈관 질환 같은 다른 위험 요인이 있다면 약물치료를 바로 시작해야 하고요,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보통 3개월 정도 식습관과 운동으로 관리해 본 뒤에 재검사를 해서 약물치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고지혈증 치료에 가장 흔히 쓰이는 약물은 스타틴 계열의 약물입니다.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 걸 억제해서 LDL 수치를 낮춰주는 약이에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예방에 효과가 확실해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인데요. 부작용은 드물지만, 근육통이나 간 수치 상승이 나타날 수 있어요. 정기적인 혈액검사로 부작용 여부를 확인합니다. 또한, 약은 반드시 평생 먹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분들은 꾸준히 복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위험군이라면 생활습관 개선으로 수치가 안정되었을 때 의사와 상의 후 중단하거나 조절할 수 있어요. Q. 고지혈증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알려주신다면요?
식습관과 운동이 가장 중요합니다. 식습관의 경우, 포화지방이나 트랜스 지방 섭취를 줄이고 채소나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LDL을 낮추고 HDL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운동은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 가장 좋은데요, 일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게 효과적이고, 여기에 근력운동을 추가하면 효과는 더욱 커집니다. 중요한 건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금연과 절주도 필수이며, 특히 체중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체중을 5%만 줄여도 LDL과 중성지방 수치가 확실히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울러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자신의 수치를 체크하는 습관도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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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심혈관 질환 발생의 신호탄, 고지혈증…예방은 '이 습관'에서 시작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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